은퇴 후의 시간은 생각보다 가볍고 자유롭다.요즘 나는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하는 일이 즐겁다.무엇을 증명해야 한다는 부담도 줄어들었고,누군가의 기대에 맞추어 살아야 한다는 무게도 많이 내려놓았다.마치 아주 오래전부터 자유로웠던 사람처럼조금씩 홀가분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하지만 돌아보면 그렇게 살지 못했던 시간도 있었다.살아오는 동안 미심쩍은 일들이 참 많았다.이해되지 않는 일,억울한 일,섭섭한 일,두려운 일이 수도 없이 지나갔다.그런데도 솔직하게 묻지 못했다.정확히는 대답을 들을 자신이 없었다.질문은 때로 용기가 필요하다.특히 그 질문이 나 자신을 향할 때 더욱 그렇다.성경 속 야베스가 하나님께 간절히 외쳤던 것처럼,나 역시 수많은 기도를 드렸지만때로는 기도조차 솔직하지 못했다.내 민낯을 마주할 자신이 없..